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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업그레이드

강한 단어를 보면 사람도 강해진다

by 조이에버 2020. 11. 16.

강한 단어를 보면 사람도 강해진다

서적 『클루지』에는 재미난 실험 하나가 소개되어 있다. 

뉴욕대학에서는 이런 실험을 진행했다. 대학생들에게 흐트러진 문장을 정돈하라는 과제를 준다. 흐트러진 문장에는 다양한 주제의 단어들이 섞여 있었는데,  특정 학생들에게는 '늙은, 은퇴한' 과 유사한 맥락의 단어들을 정리하게 했다. 

이 실험은 단어를 정리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문장 정리 과제가 끝난 후, 연구진은 학생들의 걸음걸이를 촬영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은퇴한, 늙은, 플로리다(노인을 연상케 하는 지역이라 함)' 와 같은 단어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던 학생들이 유독 천천히 걸었다고 한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다른 실험에서는 그룹을 둘로 나누어 단어와 관련된 게임을 했다고 한다. (어떤 게임인지는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한 그룹의 인원에게는 '교수, 지적인' 과 같은 단어들을 접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는 '축구장 난동꾼, 어리석은' 과 같은 단어를 접하도록 했다. 이 단어 게임을 한 뒤에, 지적인 과제를 수행시켰다. 어느 그룹이 더 잘 수행했느냐를 측정하였는데, 역시나 지적인 단어를 접하게 조치했던 그룹의 인원들이 더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이 현상을 '예비효과'라 부른다.

우리는 예비효과를 실생활에서 자주, 혹은 늘 경험하고 있다. 어떤 암울한 뉴스를 전해들었을 때는 당분간 혹은 하루종일 우울할 수도 있다. 그 뉴스에 의한 예비효과가 작동한 것이다.

 

언어최면과 관련해서도 이 예비효과와 유사한 설명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다. 평소의 기량을 생각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실수를 하는 선수들이 모든 올림픽마다 존재한다. 그런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실패하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게 문제라는 것이다.

이 현상을 최면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의 무의식에는 not이라는 단어가 통하지 않는다. 선수는 I'm not gonna fail 이라고 되뇌였겠지만, 무의식은 not을 무시해버리고 I'm gonna fail을 명령처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fail이라는 단어를 반복한 결과, 무의식은 실패하도록 스스로를 이끌게 된다. 

클루지에 소개된 예비효과 개념과 언어최면의 사례는 거의 유사한 현상을 말하는 듯 하다.

 

그럼 이 예비효과를 쓸모있게 응용할 방법이 곧장 떠오른다. 단순히, 이런 것도 가능하겠다.

노트에 멋지거나 강한 단어를 몇 개 적어넣고, 그냥 한 번씩 보는 것이다.

 

"불굴의 / 날렵한 / 민첩한 / 기운 넘치는 / 영리한 / 창조적인 / 눈치 빠른..."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단어들을 몇 개 적어서 한번씩 읽고 음미하는 것은 어떨까. 위의 예비효과 실험에 따르면, 몇 번 읽는 것만으로 당분간 행동개선에 기여할 것 같다.

 

예비효과를 적극 관리해 보자. 적절한 예비효과는 당신을 실재로 더 유능하게 할 것이다. 그것은 금전적으로 공짜이고, 시간적으로 몇 초의 투자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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