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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업그레이드

책10권 읽기. 뇌의 우선 순위와 자청

by 조이에버 2020. 9. 12.

최근 내가 읽은 몇 권의 책과, 관심있던 사업가 출신 유튜버 자청의 강좌 내용을 보다 보니

약간의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든 '성공'을 이루려면 머리를 '그 쪽'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는 '마케팅'을 예로 들어볼 것이다.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그걸 해야 한다고 치자.(식당을 차렸든, 무슨 장사를 시작하든)

자청은 '마케팅을 해야 한다면, 시작하기 전에 마케팅 서적 10권 정도를 읽으라'고 말한다.

대단히 간단하고 상식적인 제언이다.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당연히 책이라도 좀 읽어야겠지.', '최소한 돌아가는 게 어떤지는 알아야겠지'

그런데 내가 보기엔 조금 다른,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지금 마케팅을 처음하는 사람의 머리는 '마케팅용 머리'가 아니므로
강제로 마케팅용 머리로 세뇌를 시켜야 한다.
이게 책을 잔뜩 읽어야 하는 중요 이유다.

 

예를 들어 어느 프로그래머가 1인 개발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 수익을 내려 한다고 가정하자.

이런 사람이 꽤 있다.

그 사람의 첫번째 과업은 게임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고달프고 처절할 것이다.

그래도 열정과 도전의식으로 어떻게든 완수할 것이다. 게임을 완성한다는 것 자체가 드라마틱한 성취다.

 

그러나 그 사람은 필시 마케팅에서 주저앉고 만다.

 

그 사람의 머리에는 마케팅에 관한 지식이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걸맞은 사고방식 자체가 없다.
어디다 어떻게 홍보하지? 아는 사람 몇몇에게 홍보하고나면 더 할 게 없는 것 같다.

당황스럽고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 와중에 마켓에서의 성적은 거의 제로다. 아무도 다운받지 않았다.

이미 개발하는데 돈과 시간과 처절한 노동까지 쏟아부었기 때문에,

아무도 다운로드받지 않는 상태로 일주일 정도 지나버리면 삶의 의미조차 없게 느껴질 것이다.

 

비단 1인개발자만의 사정이 아니다. 글 쓰는 작가가 독립적인 작업을 판매하려 하거나, 좋은 설명능력을 갖춘 영어교사가 유튜브 강좌를 시작한다던가, 작곡능력을 가진 개인이 음원 판매를 원한다거나...

결국 홍보 및 설득의 문제(마케팅)가 발생하고 마는 것이다. 

이럴 때 밀려오는 좌절감은 상당하다.

 

그럼 마케팅 관련 서적을 10권쯤 사서 읽는 일은 어떤 영향이 있을까?

생각컨데 하루에 조금씩 시간을 내서 마케팅 책을 조금씩 읽는 것 보다, 책을 끼고다니며 하루종일 수시로 틈나는 대로 다른 생각이 끼어들기 전에 관련 서적을 펴들어 읽어야 한다. 물론 시간이 허락된 때에는 각잡고 읽어야 한다.

 

이 독서의 목적은 세뇌다. 나의 의식은 '마케팅에 집중하자'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무의식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무의식에게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지식을 머리에 넣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우선하는 것은 뇌가 끊임없이 그 낯선 분야가 뭔지를 자꾸 의식하고 떠올리고 읽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인지판단은 대부분 자동으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뇌는 반복된 자극을 우선순위에 두고 작동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려면 며칠은 지속적으로 자극이 주입되어야 한다. 따라서 무의식이 마케팅용이 될 때 까지, 마케팅 관련서적을 끊임없이 읽어 머리를 자극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시간이 며칠, 몇주가 지속된다면 뇌는 분명 어느정도 마케팅용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자청이 추천하는 '관련서적 10권 쯤 읽어버리기'는 여기에서 중요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뇌는 반복된 자극을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한다. 후크송을 들었을 때 노래의 후렴구가 자꾸 맴도는 것도 같은 이치다. 

 

책 10권 쯤 독파하려면 짧게는 2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초반에는 매우 재미없게 느낄 수도 있다. 그게 문외한들의 특징이다. 재미없다고 느낀다. 당연한 것이고 극복할 일이다.

그렇게 책을 읽어가는 동안 평생 전혀 관심없었던 영역을 생각의 중심에 두는 일이 반복되고,

서서히 마케팅용 무의식이 조직되어 간다.

그 다음부터 자동으로 마케팅을 생각하고, 자동으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한다.

 

마케팅 실력이 있건 없건 간에, 마케팅에 관련된 토픽을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이 습관이 될 것이다.

그게 자청의 추천, 10권의 책을 읽는 동안 일어나는 일이다.

강제로 뇌를 '마케팅용'으로 세뇌시키는 것이다. 그 뇌의 실력이 검증된 바 없지만 일단은 중요치 않다. 
개발용 머리 혹은 글쓰기용 머리 혹은 그림쟁이용 머리였던 것을 마케팅용 머리로 전환시키고 나면 적어도 개발자용 뇌 보다는 훨씬 나은 마케팅 아이디어와 열정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최선이다.

 

마케팅을 예로 들었는데, 어떤 일이든 뭔가를 해야만 할 때는 그냥 들이대다 좌절하지 말자. 해당분야의 책을 그냥 최소 5권 정도 질러서 한동안 그것들만 들여다 보는 것 부터 시작하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책들의 두꺼운 지식이 머리에 모두 들어오지는 않는다.
지식을 머리에 넣는 공부는 익히 알려져있다. 줄긋고, 적고, 외고, 3회독 이상 읽기, 그것도 여러 책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작살내기.

그러나 자청이 많은 수의 책을 읽으라고 한 것은, 지금 하나의 책을 정독, 완독, 작살내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분야든, 필요해서 시작해야 한다면 그 분야의 책을 자꾸만 보면서 5-10권쯤 가버리는 것은 괜찮은 전략이다.

그리고 분명히 이 과정에서는 신문, 뉴스는 안 보는 것이 좋다. 즐겨찾던 커뮤니티 게시판도 끊어버리는게 좋다. 포탈과 게시판은 온갖 사건사고뉴스 범벅이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자극적이다. 무의식은 당장 뉴스에 나온 연예인의 자살, 강간사건 등을 중심에 놓아버리게 되며 공부내용은 후순위가 된다. 뇌는 더 자극적인 것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기억할 것은 공부할 내용을 뇌의 최우선이 되도록 세뇌하는 것이다.

 

다른 자극은 없애고, 뇌를 관심분야에 담그어버린다는 작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소 5권 정도 독파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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