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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시선

일론 머스크의 역발상 테슬라 사이버트럭. 출시임박

by 조이에버 2020. 6. 24.

 

 

사이버트럭

사진출처 : 테슬라모터스 공홈

보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테슬라 사이버트럭. 요 스텔스 전투기같은 디자인. 처음 공개 당시 자동차 좋아하는 동료에게 물어보니 생긴 게 장난 같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했었다. 그런데 내 눈에는 그렇게 미려하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7~80년대 SF만화책에 나올 법한? 미래적이긴 한데 레트로한? 그런 의미에서 촌스럽다 할지 모르겠지만, 곡선의 시대를 넘어 직선의 시대를 열어버릴듯한 이 전투적 기세는 내 눈을 사로잡아버렸다. 워메...이거여...역시 일론 머스크는 난 놈이다.

영화토탈리콜
토탈리콜(1990)의 한 장면

 

얼핏 보기로, 이 직선위주의 로우폴리곤 같은 디자인은 '실용성'때문이라고 한다. 차량의 외골격 금속판이 워낙에 강해서 곡선으로 구부리기 어렵다 보니, 대량생산을 해내려면 요렇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뭔가 부끄러워서 변명하는 것 같다.

괜찮아. 이게 가장 멋져보여서라고 해도 돼.

 

사이버트럭 공개행사에서 시연된 오함마질 장면. 도대체 어느 정신나간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발표행사를 이렇게 하던가? 그리고 오함마로 후드려깟는데 스크라치도 안 나는 그 딴딴함. 어쩌서 저렇게 강하지? 함마를 휘두른 남자에게 말하고 싶다. 그러다 다칠라.

테슬라 홈페이지에 적어놓은 설명은 이렇다. 껍데기의 재질은 30배 초고경도 냉간압연 스테인레스 스틸(Ultra-Hard 30X Cold-Rolled stainless-steel)이랜다. 응? 처음 듣는 말이지만 뭔 말인지 알 것 같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도 "쒯"이라고 들으면 알아듣고,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Ssi-bal" 이라고 하면 알아듣는 것처럼, 직접적으로 오는 그런 느낌. 굳이 비슷한 단어를 더 찾자면 금강불괴 정도가 있을까. 30배-초-고강도-냉간-압연-스뎅. 이 정도면 명사가 아니라 드립이다.

 

이 시연회 뒷부분에서는 쇠공으로 유리를 때렸는데, 실망스럽게도 유리에 균열이 생겨버렸다. 당황스러운 NG장면이 아닐 수 없다. 시연회에서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유리가 깨진 이유 또한 납득은 간다. 오함마로 때려둔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유리가 약해진 것. 즉 그 유리는 오함마로 후려까고 쇠공으로 찍어야 금이 간다.

사진출처 : 테슬라모터스 공홈

보통의 차량이 프레임으로 차체를 지탱하고, 외벽을 씌우는 형태라면, 사이버트럭은 이 외골격으로 차체를 지탱해낸다. 진정한 갑옷. 이미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는 필요없다. 이 차는 살고 싶으면 박지 마라고 말하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일반차량과 사이버트럭이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재미삼아, 유튜브에 있는 BeamNG.drive라는 충돌실험 게임의 영상을 감상해보자. 나름 정교한 물리엔진으로 잘 알려진 게임이다. 어디까지나 컴퓨터 시뮬래이션이니 현실과는 다를 수 있다. 과연 사이버트럭은 운전석까지 파괴될 것인가? 그리고 상대차량은 어떻게 될까?

youtu.be/4Tqgd8aXXEk?t=81

 

일론 머스크는 원래 '전기차 이미지' 개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테슬라 전기차의 첫 얼굴마담이었던 로드스터 1세대(지금은 우주에 가 있다)는 로터스 엘리스의 바디를 갖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가솔린 근육 짱짱맨 자동차처럼 만든 것이다. 조용하고 섬세할 것 같은 전기차의 이미지에 야성의 수퍼카 로망을 얹으려 무진 애를 썻다.

테슬라 로드스터 1세대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링크)

 

그 시도의 연장이라 볼 수 있을까. 현존하는 어떤 차량보다도 강력한 맷집을 가진 픽업트럭. 그런데 그게 전기차라는 것. 일론 머스크는 이렇게 '전기차가 최강이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이버트럭은 매우 빠르다. 사이버트럭은 3가지 모터옵션으로 나뉘어 있는데, 간단히 모터가 1개짜리, 2개짜리, 3개짜리를 선택사양으로 내놓았다. 1개짜리는 제로백이 6.5초(최속 177km, 후륜), 2개짜리는 4.5초(최속 193km, 4륜), 3개짜리는 2.9초(최속 210km, 4륜). 심지어 이 차는 트럭이다. 보통 국산 세단의 제로백이 8~10초에 육박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니, 생각하지 말자.

 

사진출처 : 테슬라모터스 공홈

 

최근에 본 뉴스 중에, 사이버트럭이 미군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사이버트럭은 장갑차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아니, 실은 원래 이럴 작정으로 사이버트럭을 디자인한 건가 싶다. 일부러 군에서 침흘리게 만들어 논 거 아녀?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005070148

 

美 군용 수소·전기차 개발 박차…우리 군은 걸음마 [방산인사이드]

테슬라가 최근 선보인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을 개조해 군용차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군과 다양한 협업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군용 사이버트럭은 전기 배터리

www.wowtv.co.kr

원래 테슬라의 최대 강점이 일론 머스크의 천재성이지만, 그건 약점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의 구상이 워낙 파격적이다 보니, 그의 사업은 뻥만 치다 끝나는 건 아닌지 불안정해 보인 게 사실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일론 머스크는 국가사업에 자꾸 도전한다. 스패이스X가 그러했고, 테슬라도 그렇게 하는 것 같다.(머스크의 공기업 도전기?) 

어르신들이 보기에도 "나라에서 하는 일"을 하는 업체라면 안정적여 보일 것이다. 실제로 안정적여 진다. 뭐가 되었든 국가기관에 납품하는 업체는 일정수준의 수익이 보장되는 거니까,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그게 사이버트럭의 빅픽쳐였는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테슬라는 파격과 안정성을 둘 다 확보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얼마짜리냐.

모터 1개짜리 : $39,900 (4,824만원, 후륜)

모터 2개짜리 : $49,900 (6,033만원, 4륜)

모터 3개짜리 : $69,900 (8,451만원, 4륜)

 

음? 뭐 수억씩 하지는 않네? 나 이거 가져도 돼?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올해 2월, 이미 예약구매 535,000대를 돌파했다고 보도된 바 있고(출처), 4월에는 60만대(출처), 그리고 6월 현재, 65만대를 돌파했다고 한다.(출처)

매월 2만대 이상의 예약이 축적되어 온 추세인가. 

2021년부터 양산한다고 하니. 이 매력적인 굇수를 길거리에서 만날 날도 머지 않았다.

 

사이버트럭의 길이가 포터 용달차보다 크다는 것이 좀 걸리긴 하는데. 그래도 이 차라면...

 

 

 

...이제 돈만 있으면 되는 건가.

 

 

 

*이 글은 테슬라 주식회사로부터 한 푼도 안 받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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